2. 전북 익산 출신 문용기(文鏞基)선생님은 김 구선생, 김성수선생 등과 국내에서의 독립운동에 깊숙이 참여했다. 선생께서는 한학과 신학문에 능통하여 오구 영명하교, 목포 영명학교 등에서 신학문을 가르치는 학교의 교사로 활동하며 한편으로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기독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밀 독립운동 조직운동을 확산시켜 나갔다.

다음은 『3.1운동사 자료집』,『한국독립운동사』,『한국독립운동지혈사』,『3.1운동실록』등 한국독립사료에서 문용기선생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발췌 인용한 대목이다.

1919년 4월 4일 문용기선생의 지휘아래 1,000여명의 군중은 만세를 부르며 대열을 지어 시가를 행진하였다. 독립선언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배포되었으며 손에 손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시장에 모였던 군중들이 손을 들고 만세를 부르며 따라나섰다.

너무도 의외의 사실에 어리둥절하던 적 헌병대가 행렬을 제지하려 하였지만 쉽게 무너질 대열이 아니었다. 적의 보병부대가 나와서 무력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대열은 흩어지지 않고 만세소리는 높아만 갔다.

적측은 소방대와 일본인 농장원까지 수백 명이 동원되어 창검과 총, 곤봉, 갈구리를 마구 휘두르며 행패하기 시작하였다. 그도 부족하여 나중에는 무차별 사격을 감행하였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일어나고 앞장섰던 사람이 쓰러졌다.

그러나 의용의 지사 문용기는 태연하였다. 오른손에 태극기를 들고 앞에 서서 독립운동의 정당성과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는 연설을 하였다. 발악적인 적병은 긴 칼을 휘둘러 태극기를 든 그의 오른팔을 내려치니 팔과 함께 태극기도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쓰러지지 않고 다시 왼손으로 태극기를 주워 들고 만세를 부르며 나아갔다. 악독한 적병은 다시 왼팔을 내려치니 이제는 두 팔 잃은 몸으로 뛰어나가며 만세를 불렀다. 얼마나 장엄한 의용(義勇)의 화신이었던가! 그러나 침략자의 눈에 의와 용이 보일 리 없었다. 다시 가슴을 찌르고 배를 찌르고 야만적인 잔학성을 여지없이 나타내었다. 의사는 쓰러지면서도 크게 외쳤다. “여러분!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음조(陰助)하여 여러분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산국민이 되게 하겠소.”

아아! 이 얼마나 장한 최후의 일언(一言)인가! 값있는 의혈이요, 겨레의 사표가 될 행동이 아닌가? 과연 의사의 붉은 피, 의로운 영혼의 음조로 대한민국은 독립이 되고, 해방 후 1948년 3월 1일을 기하여 이 지방의 유지, 인사들은 의사의 순결현장인 이리 구시장에 ‘순국열사 문용기 3.1운동 기념비’를 세웠으며, 당시의 대통령 이승만은 기념비의 휘호와 비문을 직접 작성하여 보내는 등 각별한 존경심과 정성을 표했다.